성경공부

원복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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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yoo eunjoo
작성일
2016-03-17 02:39
조회
2509
원래 신뢰는 먼저 하고 관계를 시작하는 것입니다. 먼저 신뢰하면 자기도 신뢰하겠다고 하는 것인데 그 말은 상대를 신뢰하지 못하겠다는 뜻입니다. 그러면 그 사람도 그 마음을 귀신 같이 압니다. 귀신 같이 안다는 말은 사람들이 뭔지 모르지만 느껴지고 경험되는 어떤 것이 있다는 것입니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사람의 얼굴만 봐도 그 사람이 읽혀집니다. 이것이 어떻게 보면 선입견일 수도 있습니다. 제 딸이 중학교 1학년일 때 같은 반 아이들 30명 중에 어떤 친구하고 어떻게 하나 궁금해서 이름을 다 대보라고 했습니다. 이름을 하나씩 듣고 그 아이는 어떤 아이 같다고 또 그 아이는 이렇지 않느냐고 했더니 딸이 저한테 어떻게 그걸 아느냐고 했습니다. 이름만 들어도 느껴지는 것이 있었습니다. 다는 모르지만 이름을 딱 듣는 순간 그 사람한테서 느껴지는 것이 있습니다.

MBTI 성격유형검사를 해 보면 직관적인 사람이 있고 실재적인 사람이 있습니다. 저는 극직관형인 사람입니다. 제가 <미움 받을 용기>를 선물은 해봤지만 책을 읽어본 적은 없습니다. 그런데 유OO국장이 그 책에 대해 극찬을 하면서 페이스북에 감상을 게시한 걸 읽고서 한 권 내용을 다 알아버렸습니다. 그래서 성경공부시간에 그 책에 대해 강의를 했습니다. 제 아내는 저하고는 반대로 꼼꼼하게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봐야 내용을 알고 설명을 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잘 모르면 모른다고 얘기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저는 하나를 알고도 열이 보입니다. 대신 세세한 내용은 잘 모릅니다. 제가 강의를 할 때 1,2,3, 하고서 10으로 건너뛰기도 합니다. 저와 같은 직관형들은 그 강의를 이해하는데 실제적인 유형들은 4가 빠지니까 더 이상 이해를 할 수가 없습니다. 왜 갑자기 10이 되는지 이해가 안 되는 것입니다. 제 아내는 제발 저한테 4,5,6,7,8,9 도 얘기하라고 계속 말합니다. 그런데 저는 그게 잘 안 됩니다. 4를 설명하는 게 저한테는 답답합니다. 파동이든 파장이든 경험이든 그 무엇이든 사람들이 모르는 신비의 세계가 있습니다.

혼을 보는 세 가지 관점이 있습니다. 지식과 감정과 의지가 있습니다. 에니어그램에서는 사람을 머리형, 가슴형, 장형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눕니다. 사람이 가진 영적인 것을 드러내는 통로가 혼입니다. 그것이 지식이나 감정이나 의지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대부분이 지식이 우선한다고 생각합니다. 19세기 이후에 이성의 발달이 시작됐습니다. 옛날에는 중세가 가지고 있는 믿음의 세계가 지배를 했다면 이제는 ‘사람이 머리를 써야지 이성이 중요하지.’ 라고 하는 르네상스운동이 일어났습니다.

그런데 20세기의 핵심이 우리는 잘 모르지만 서양에서는 민족주의, 나찌즘, 히틀러라고 하는 악마적 이성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이성적인 사회가 독일사회인데 그들은 하나의 이성으로 똘똘 뭉쳐서 자기네들이 우선이라고 생각하고 사람을 600만 명을 죽이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그 히틀러의 경험은 유럽 전체에게 충격을 주었는데 사람이 이성으로 바뀔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성이 사람을 더 악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포스트모더니즘입니다. 이성이후에 뭔가 이해되지 않는 것들이 사람들한테 작동되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포스트모더니즘의 핵심은 객관화라고 하는 사람들에게 다 이해할 수 있는 이성의 해체입니다. 영화도 줄거리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반드시 기,승,전,결이 있고 줄거리가 중요했는데 사람마다 느끼는 감정이 다 다르기 때문에 그냥 느끼면 되는 것이지 줄거리나 교훈이 뭔가 중요하느냐고 했습니다. 각자의 느낌이 최선이고 자기의 주관이 전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3분 30초라는 피아노곡이 있는데 연주자가 나와서 피아노 의자에 가만히 앉아 있고 온갖 다양한 소리들을 모두 앉아서 그냥 느끼는 것이 연주의 끝입니다. 감정이 우선이 되고 느낌이 중요한 것입니다.

<비폭력대화>를 읽어보면 핵심이 감정의 얘기를 하는 것입니다. 싫고 좋고 기분이 나쁘다는 자기감정을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입니다. 부부싸움 할 때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밖에 나가서 지나가는 사람한테 물어봐 내 말이 맞다고 할 걸.’ 이 말은 ‘너는 객관적으로 잘못하고 있는 거야.’ 라는 뜻입니다. 상대는 그 말을 듣는다고 그 말을 절대 인정하지 않습니다. 부부싸움의 또 하나의 핵심은 ‘나는 가만히 있었는데 네가 나를 건드렸어.’ 라고 하는 것입니다. 누가 먼저 건드렸느냐를 따집니다. 그런데 그 말은 ‘내가 왜 그 말을 할 수 밖에 없었는지 몰라?’로 반박을 당할 수밖에 없는 말입니다. 결국에는 답이 없어지는 것입니다. 지식이 깨지면 사람이 바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결론적으로 사람은 모든 정보를 감정으로 받습니다. 어떤 사람이 99% 좋은 사람이고 1% 나쁜 사람입니다. 그런데 나는 1% 나쁜 사람으로 경험했습니다. 그래서 감정이 상했습니다. 그렇게 되면 99%의 좋은 얘기를 해도 감정으로 나쁜 얘기만 골라서 듣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의지로 세웁니다. ‘저 사람은 나쁜 사람이야.’ 라고 하는 것입니다. 나쁜 사람이라는 것을 합리적이고 논리적으로 사람들한테 그 사람이 왜 나쁜지 설명해냅니다.

‘마을 넷을 만드는데 참가하세요.’ 라고 밴드에 게시를 했더니 여러 사람들이 댓글을 달았습니다. 그런데 댓글 중에 유OO국장이 다른 마을 넷도 있다고 신중하게 결정해서 참가하라고 댓글을 썼습니다. 제가 읽을 때는 정말 친절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반대쪽에서는 ‘줄 잘 서라.’ 는 의미로 받아들였다고 했습니다. 그쪽 편에서는 그렇게 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말과 글은 엄청나게 차이가 있습니다. 목회자들 성경공부반이 있는데 성경공부 하는 제 모습을 동영상 촬영을 했습니다. 저는 제가 강의한 내용을 다시 듣는 것을 정말 싫어하는데 목회자들 성경공부이기도 하고 동영상 촬영까지 하니까 모니터링을 안 할 수가 없었습니다. 봤더니 주어, 동사, 목적어가 하나도 안 맞고 다른 얘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말도 안 되는 강의를 고개를 끄덕이며 목회자들이 듣고 있었습니다.

말이라는 것은 시간예술인데 시간은 지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글로 쓸 때는 주어, 동사, 목적어가 정확해야 하는 것입니다. 글이 사실은 더 높은 차원이기 때문에 더 정확하고 치밀해야 합니다. 그런데 글을 정확하게 썼는데도 불구하고 읽는 사람이 ‘저 사람은 나쁜 사람이야.’ ‘저 사람은 까칠한 사람이야.’ ‘저 사람은 친절할 리가 없어.’ 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감정으로 정보를 받아들이고 나서 ‘저건 아니야.’ 라고 의지로 단정하고 지식화한 것입니다.

사람의 지식이, 감정이, 의지라고 하는 혼이 어떻게 작동되느냐 하는 것을 우리는 마음이라고 합니다. 그 마음이 어떤지가 굉장히 중요한 것입니다. 지, 정, 의가 어떻게 작동되는지를 보고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미움 받을 용기>에서 아들러가 하는 얘기는 결국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관계라는 것입니다. 그것이 아들러가 본 핵심입니다. 그런데 관계 때문에 즐거워하고 관계 때문에 슬퍼하고 관계 때문에 억울해하는 그 관계를 제대로 하려면 지식과 감정과 의지가 철저하게 독립이 돼야한다는 것입니다.

똑같은 관계 안에서도 어떤 사람은 건강하고 어떤 사람은 슬퍼하고 절망합니다. 서로 자극을 주고받으며 소통하는 것들이 자기가 어떻게 컨트롤할 것인지, 자기가 그것을 어떻게 정할 것인지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독립이 되려면 지식으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지식이 의지가 되고 의지가 감정이 되는 것입니다.

교회에 오라고 하면 술 끊고 담배 끊으면 온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결혼할 때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아플 때나 즐거울 때나 사랑하겠느냐고 물으면 ‘네’ 합니다. ‘네’ 하는 것이 의지입니다. 실제로는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잘 지내지 못합니다. 제 아내가 2년 정도 월급을 못 받고 회사를 다닌 적이 있습니다. 못 받은 월급만 8천만 원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가 마지막에 문 닫고 나올 때 까지 있으라고 그것도 좋은 경험이라고 했습니다. 굉장히 큰 회사였는데 대표가 너무나 문란해서 정말 좋은 컨텐츠를 가지고 성공직전에 있었는데 대표가 부패하니까 조직이 갑자기 무너졌습니다. 나갈 사람은 나가고 지킬 사람은 지키고 있는데 그 중에 회사가 그렇게 됐다고 이혼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돈을 못 벌면 방법을 찾아보고 서로 더 이해해 줘야 하는데 같이 못살겠다고 하는 것입니다. 결혼식 때 했던 그 약속대로 살지 못하더라도 늘 의지를 발휘해야 하는 것입니다.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의지이고 의지 보다 더한 것이 사실은 지식입니다. 사랑은 의지와 지식입니다. 감정대로만 하면 호르몬 문제이기 때문에 6개월이면 사랑은 끝납니다.